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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세상을)바꾸는 시간 15분

[리뷰] 세바시 '물도 행복도 셀프입니다' by 김효진(개그우먼)

by 김크리크리 2020. 3. 24.

오랜만에 세바시를 보았다. 

나는 주로 마음이 힘들때 세바시를 보게 되는데, 오늘은 조금 힘들었나 보다. 

수많은 세바시 강연 제목들 중에서 내 눈이 머무른 제목은 '물도 행복도 셀프 입니다.' 이었다. 행복에 대하여 이야기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강의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개그우먼 김효진 이었다. 

 


물도 행복도 셀프 입니다. 
            - 김효진 (개그우먼)

 

개그우먼 김효진은 데뷔한지 얼마안된 신인부터 들어온 배역은 모두 못생긴 역할이었다. 못생김으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맡게 되면서 쉬지 않고 일을 하게 된다. 

그 후 서경석과 함께 쪼매난 이쁜이 역할을 하게 되어 대중들의 큰 사랑도 받게 된다. 

이렇게 신인때부터 사랑은 받아 큰 돈을 벌어 부모님께 집도 사드리게 되는 승승 장구의 시절이 있었지만, 계속 잘나가지는 못했다. 

점점 인기는 사그라들었으며 결혼, 출산으로 인해 일 뿐만 아니라 아내, 엄마의 역할도 해내야 했었다. 이 모든 것을 다 잘해내고 싶은 욕심에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점점 몸이 힘들어지기 시작하였다. 

 

40이 될 즘에는 한번 걸린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그러던중 일과 육아로 지친 어느날 심하게 몸살이 걸려 앓아 눕게 되었다. 너무 아파서 움직이기 조차 힘든 상황인데도 남편과 아이의 밥을 챙기고 돌봐야 했다. 너무 서러웠고 '나는 마음대로 아파서도 안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점점 몸이 병들어 가기 시작했다.

함께 일했던 개그우먼들은 전성기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결혼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았더라면... 나도 저렇게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SNS 에서 보이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면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이렇게 힘든가? 나만 아둥바둥 살아가나?' 라는 생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남편도 싫고 사랑하는 딸도 귀찮아졌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우울하게 있는데 4살된 딸이 '엄마 놀아줘~~'하며 징징대기 시작하였고, 김효진은 자신도 모르게 '엄마 힘든거 안보여? 너까지 왜이래! '하며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러자 아이도 뭔가 쌓인게 있었는지 서럽게 꺼이꺼이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힘들어 하는 이유를 돌아보게 되었다. 무엇이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걸까? 

 

김효진이 정말 원하는 것은 자신이 힘든걸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했던 것이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지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깨닳은 것이, '나 힘든걸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구나.. 내 스트레스는 내가 해결해야 하는 것이구나.. ' 였다. 

그래서 스스로 스트레스 풀 곳을 찾아 취미생활을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랩이었다.

랩을 쓰고 부르면서 스트레스가 풀렸고 남편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그러면서 부부가 안정을 찾자 아이도 점점 더 좋아졌다. 

 

상황은 똑같은데 나 자신이 달라지니 집나간 행복이 다시 들어온 것이다. 

'물만 셀프가 아니구나. 행복도 셀프구나.' 

'행복을 내가 찾아 나서야 겠구나..' 생각했다. 

 


강연 듣는 내 공감가는 순간이 너무 많이 있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순간들.. 그로 인해 우울해져 아이가 놀아달라고 했는데 멍하니 있었던 날들.. 계속 졸라대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답답한 내 마음을 분출하듯이 버럭했던 가슴아픈 순간들.. 그리고선 정신이 들어 너무 미안해 했던 바보같은 순간.. 

 

'난 그때 뭐가 그렇게 우울하고 힘들었던 걸까? 이 강연의 강연자 김효진 처럼,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랬던걸 아닐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상황들이 해결되길 바랬었고, 해결되지 않자 답답하고 짜증나는 마음에 혼자 우울함에 빠져있었던것 같다. 나 스스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이다.

 

그런데 스스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으면서도 사실 쉽지는 않다.

지금은 행복하지만 누구나, 언제나 순간의 우울함은 오기 마련이고 그 순간에는 그것을 벗어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더 내공이 필요하다. 

 

엄마의 행복을 먹고 자라는 게 아이들이라고 한다. 나의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나 스스로 행복해 지는 방법을 몸에 익히고 행복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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