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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이야기

6일 동안 울며 어린이집 적응한 5세 어린이. 분리불안 극복기.

by 김크리크리 2020. 4. 9.

아기가 태어나 어느정도 자라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은 기관에 가게 됩니다. 항상 붙어 있던 엄마와 떨어져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적응하며 함께 지내야 하는데 이때 아이들은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분리불안 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분리불안

생후 6~7개월이 되면 엄마를 알아보고 엄마에게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다른 것을 탐험하다가도 곧바로 엄마를 다시 찾는다. 이렇게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껴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분리불안은 생후 7~8개월경에 시작해 14~15개월에 가장 심해지고 3세까지 지속된다. 
분리불안이 심할 때는 화장실에만 가도 울어 아이와 함께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문을 열어놓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맞벌이 엄마의 경우 아침마다 아이와 떨어지는 전쟁을 치르는 것도 못할 노릇. 이럴 때 엄마는 힘도 들고 짜증이 나서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강제로 떼어놓게 되는데, 이런 방법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불안하게 애착이 형성되어 있거나 엄마가 불안해서 아이를 떼어놓지 못하는 경우 만 3세가 넘어서도 낯가림을 하게 된다. 만약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제 아들의 어린이집 적응기를 공유할까 합니다. 

 

제 아들은 생후 5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녔기 때문에 별도의 적응기간이 필요 없었습니다. 엄마가 누구인지 인지도 못할 시기에 어린이집에 맡겨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린이집 생활에 녹아들었죠. 아이는 어린이집 생활을 아주 즐겁게 잘 했으며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며 선생님과도 애착 형성이 잘 되어 저도 아이도 만족스러워 했어요. 물론 가끔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는 날도 있었지만 피곤한 날에만 부리는 투정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코로나19사태로 어린이집 휴원, 3번의 입소 연기가 되어 아들도 저와 함께 집에 있기 시작했습니다. 올 해 5세가 된 아들은 민간 어린이집 졸업을 하고 새로운 어린이집에 입소해야하는 상황에서 가정보육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약 1개월간 저와 지내다가 제가 회사에 복직해야 하는 날짜가 다가와 새로운 어린이집에 등원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어린이집 생활을 아주 잘 해온 아이라서 새로운 곳에가도 잘 지낼 것이라 생각했어요. 처음에만 조금 어색해 하다가 이내 씩씩하게 잘 해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빗나갔으며 어린이집 등원 거부가 시작 되었어요. 

 

어른들도 새로운 곳에 가서 지내려면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처음보는 사람과는 낯설잖아요? 

아이들은 아마 더 힘들 거예요. 더군다나 제 아들은 저와 한달간 붙어 지냈기 때문에 더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믿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약 6일간을 내내 울면서 등원하다가 7일째 되는날 울지 않고 등원하였는데,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등원 첫째날 (월요일) 

아이도 처음 가보는 곳, 새로운 환경, 처음보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어서 인지 설렘반 걱정반으로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엄마, 떨린다~" 하며 들어갔어요. 

5세반 교실은 2층이었기에 제 손을 잡고 함께 교실까지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보고 계속 같이 있어달라고 하더라구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실 밖에서 약 20분 동안 아이를 설득하였는데, 그래도 제 손을 놓지 않자 교실 안으로 함께 들어가 선생님, 친구들의 인도 하에 함께 놀이를 하였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남감들과 놀이를 시작하니 저의 존재는 금방 잊어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몰래 나왔습니다.

첫째날 하원은 점심먹고 오후 1시쯤 하였어요. 

 

등원 둘째날 (화요일)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가자 울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등원 거부가 시작 된 것이지요. 

교실까지 함께 올라가서 설득 해 보았지만 계속 울어서 억지로 떼어 놓았어요. 

둘재날 하원은 점심먹고 오후 1시쯤 하였습니다. 

 

등원 셋째날 (수요일) 

어린이집 들어가기 전부터 울기 시작해서 안가겠다고 떼를 썼습니다. 

이날도 역시나 억지로 떼어놓고 오후 1시쯤 하원 하였습니다. 

 

등원 넷째날~다섯째날 (목, 금요일)

집을 나설 때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억지로 떼어놓고 낮잠 자고 오후 3시쯤 하원 하였습니다. 

 

어린이집 등원 첫주 5일동안 내내 울었죠? 

하원하면서 아이에게 어린이집에 가야하는 이유와 엄마가 함께 있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계속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등원때마다 우는 것은 나아지지 않더라구요. 

아이가 등원하기 싫은 이유는 바로 "낯설어서" 였습니다. 

무엇이 싫으냐고 물어볼때마다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엄마, 선생님과 친구들이 너무 낯설어~" 이었어요.

조금씩 선생님에게는 마음을 여는 듯 보였지만 친구들과의 사이는 좁혀지지 않아 보였고 등원을 힘들어 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말을 보내고 그 다음 주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등원 여섯째날 (월요일)

이날은 아빠와 함께 등원하였으나 또 울며 떼를 쓰고 등원 거부가 이어졌습니다. 

제가 교실까지 데리고 가서 선생님과 놀고 안정이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저를 찾지 않을때 몰래 나왔습니다. 

하원은 낮잠자고 오후 4시쯤 하였어요. 

 

등원 일곱째날 (화요일) 

드디어 아이가 울지않고 등원 하였습니다. 

낯설다고 하며 어린이집 들어가기를 여전히 어려워 하였지만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다녀오세요" 인사도 하며 등원 성공 했어요. 

 

 

이렇게 6일동안 이어졌던 등원 거부는 일곱번째날 사라졌고 그 뒤로 씩씩하게 웃으면서 등원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어떻게 하였는지 몇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처음에는 아이가 잘 할것이라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등원시켰지만, 계속 우는 아이를 보고 '무엇이 잘못된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며 공부하였습니다. 

 

첫번째, 어린이집에 함께 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잘 하였을때 보상해 주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어린이집에 자꾸 엄마와 함께 있자고 하는 아이에게 제가 회사에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 계속 설명해 주었어요. 그리고 울지 않고 등원하면 '킨더조이'를 사주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울진않고 등원했을때 스티커를 붙여주겠다고 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정말 아이가 잘 하면 약속대로 킨더조이를 사주었습니다. 무한한 칭찬도 함께 해주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상으로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아들은 스티커와 킨더조이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이 방법이 잘 통했던것 같습니다. 

 

두번째, 아이의 부정적인 말을 그대로 들어주기. 

하원 후 엄마는 아이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물어보게 됩니다. 이때 아이는 좋은 말도 하겠지만 부정적인 말도 하게 되요.

"엄마, 친구들이 너무 낯설어~ 어린이집 가기 싫어." 혹은 "엄마 나 내일은 안갈래. 선생님 싫어."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엄마들이 "아니야. 그래도 가야해~." "선생님한테 싫다고 하면 안되." 이런식으로 아이의 부정적인 말을 고치려고 한다면 아이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고 해요. 

이때는 감정 그대로를 들어주고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랬구나, 친구들도 낯설고 선생님도 싫어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구나." 이렇게 인정해주고 들어주기만 해도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많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세번째, 엄마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공감대 형성하기. 

저는 아이에게 무조건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기 보단 제 경험담 인것처럼 어렸을때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어요. 예를들면 이렇습니다.

"엄마도 5살때 어린이집에 처음 갔는데, 친구들이 너무 낯설고 친해지기 힘들어서 기분이 너무 좋지 않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었어. 그래서 가기 싫다고 울고 떼를 많이 썼었지.. 그런데 조금 지나고 나니까 어느새 친해져 있더라구~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어린이집에 가는게 참 좋았어." 

아이만 그렇지 않다는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엄마도 너와 같은 경험을 했고, 네가 겪는 낯설음은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겪는 것이니 너무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되.' 라고 아이에게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이도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더라구요. 

"엄마는 그래서 어떻게 했어?" 

"나도 그런데..."

"어떤 친구와 친해졌어?"

이렇게 질문도 하고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이야기도 했어요. 

이런 대화가 아이의 고민을 덜어주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네번째, 아이에게 친구 만들어 주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싶었어요. 

하원할때 다른 어느 엄마도 하원시키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제 아들과 같은반 아이의 엄마더라구요. 그래서 그 엄마에게 부탁하여 아이들끼리 인사하고 친해지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친해지는 방법을 잘 모르니 어른들이 도와주는 것이지요. 

그렇게 같은 반 아이와 하원하면서 인사하고 웃으며 몇마디 나눈 뒤로는 정말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난다고 하더라구요. 제 아들도 친구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은것 같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같은반 친구들 엄마와 만나 아이들을 인사시켜 주는 방법도 어린이집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다섯번째, 등원시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인사법 정하기. 

등원할때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인사를 정해놓으면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울면서도 엄마가 그 인사를 하면 아이들이 마음속으로 헤어질 준비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해 보았어요. 

"우리 어린이집에서 헤어질때 할 수 있는 인사를 정할까?"

아이와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인사를 만들어 갔습니다. 

까불기 -> 하이파이브 -> 안아주기 -> 뽀뽀하기 -> '사랑해요' 하기 

이런 순서로 인사를 하자고 아이가 말해주었어요. 

그런데 정말 인사를 정한 뒤로는 등원때마다 아이가 먼저 이렇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인사를 정해놓으니 무작정 운다거나 엄마와의 헤어짐을 불안해한다거나 하지는 않더라구요. 정말 추천드리는 방법입니다. 

 

여섯번째, 엄마의 분리불안 극복하기. 

아이에게가 아닌 엄마에게도 분리불안이 있는 것 아시나요? 항상 붙어있던 아이와 헤어질때 엄마가 불안해 하는 것입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그랬던것 같아요. 오랬동안 아이와 지내다 보니 더 정이들고 떼어놓기가 싫은 마음에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는데 그것이 아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고 아이를 쿨하게(?) 떼어놓으려 노력했습니다. 

 

일곱번째, 선생님과 친하게 대하기. 

아이들은 엄마가 전부라서 엄마의 감정상태가 그대로 아이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어린이집 선생님을 낯설고 어색하게 대하면 '이곳은 믿을만한 곳이 안되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더더욱 어린이집에 마음을 열지 못한다고 해요. 

그래서 선생님을 대할 때 저도 낯설었지만 최대한 친근하게 웃으면서 대했습니다. 아이에게 '이곳은 아주 재미있고 좋은 곳이야. 네가 믿어도 되~'라고 말해주듯이 말이예요. 

 

참고로 아이가 울때 교실에 함께 있다가 아이가 놀면서 한눈 판 틈을 타 몰래 빠져나오면 절대 안된다고 해요. 그러면 아이는 엄마에 대한 신뢰를 잃고 더 불안해 하기 때문에 반드시 "엄마 갈께. 이따가 보자." 라고 인사를 한 후에 헤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몰래 빠져나온 적이 있는데, 뜨끔 하더라구요. 

 

 

여기까지가 제가 말씀드리는 저의 어린이집 적응 성공기 입니다. 

제 아들은 5세(만3세) 이며 조금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예요. 어렸을때 부터 어린이집 생황을 해왔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엄마와 한달동안 붙어 있다가 새로운 어린이집에 가면서 이런 상황들이 일어나게 되었죠. 아마도 어린이집 공백기간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적응해야할 일은 없었을 것 같아요. 

아이들마다 성격/성향, 상황들이 조금씩은 다를 수가 있으니 아이와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셔서 적용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예민한 아이들은 1달~2달동안 적응하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며칠만에 친구를 사귀고 잘 지낸다고 하니 다 같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사항 말씀드리면, 절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정하고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적응하고 잘 다니게 될 거예요.

 

등원 거부하는 아이를 두고 고민이 많으신 엄마들에게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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